지난 3월 14일(금) 낮
남편과 함께 광양으로 출발했어요.
목적지는 바로 매화가 흐드러지게 핀다는 '광양 매화축제'현장
어둑할 때 도착해 '신원둔치주차장'(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매화로 1300 )에 자리 잡았어요.
먼저 자리를 잡은 분들은 주변사람을 배려하며 조용조용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들 계셨어요.
저희 부부도 캠핑카들 사이에 차를 세우고 하루를 마무리했답니다.
밤공기는 아직 차가웠지만 마음은 설렘으로 따뜻했어요.
기대했던 3월 15일(토) 아침
매화의 계절을 만나러 포근하게 껴입고 축제장으로 향했어요.
'신원주차장'에서 축제 장소인 '홍쌍리 청매실농원'까지 운행되고 있는 무료 순환 셔틀버스를 탔어요.
좌석도 널찍하고 기사님도 친절하시고 순식간에 농원에 도착했더라고요.

올해는 날이 워낙 추워서 일부러 축제 끝물에 맞춰갔는데....

아쉽게도 꽃은 아직 피지 않았더라고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살랑이는 바람 속에 살짝 매화향이 흐르고 있었어요.





이육사 시인의 '광야'
이곳은 모두 멈춰 사진 한 장씩 찍고 가는 곳이라며 줄을 서기에
저희 부부도 남부럽지 않게 줄을 서서 사진 한 장을 남겼어요.


매실로 만든 음식들이 익어가고 있는 매실농원의 보물단지 항아리들
이곳은 '홍쌍리 청매실농원'의 상징인 장독대의 모습이에요.
'홍쌍리'가 지명인줄 알았던 저는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지요.
청매실농원을 일구어낸 '청매실농원 영농조합법인'의 대표이사의 성함이었어요.
50년 전 섬진강변에 시집와
척박한 산기슭에 매실나무를 심어
이렇게도 아름다운 매화마을을 만드신 분이었어요.
축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추워서 그런지 함께 온 사람들과 꼭 붙어 다니는 모습들이 따뜻해 보였어요.
사람이 덜 붐벼 오붓한 시간이기도 했고요.

한편 행사를 진행하는 분들은 얼굴에 미안함이 가득했어요.
'꽃 축제에 꽃이 없다'라고 몸 둘 바를 몰라하는 모습에 보는 제가 오히려 안타까울 지경이었어요.
꽃 피고 꽃 지는 일에 우리 인간이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요.
기대했던 만큼 꽃은 없었지만 마음에 남은 건 많았던 여행
피지 않은 매화 덕분에 오히려
매화나무 한 그루 한 그루, 매화꽃 한 송이 한 송이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농장 내에는 김용택 시인의 '이 꽃잎들'이라는 시를 새긴 비석도 있었어요.
'이 꽃잎들'의 마지막 구절이에요.
[ 아 아, 생살에 떨어지는 이 뜨거운 꽃잎들 ]
시인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 할 말이 마구 터져 나오는데
저는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어지네요.
그냥 멈춰 서서 멍하니 한참을 바라만 보았지요.
가지 끝에 매달린 작은 꽃눈들이 꼭 약속처럼 느껴졌어요.
'내년에 다시 오면 활짝 피어 있을게요.'
내년에 꼭 다시 와 흐드러진 매화꽃 아래에서 올봄의 아쉬움을 풀어내고 싶어요.
내년을 기약하며 주차장으로 내려가던 길이었지요.
참 운 좋게도 '광양고로쇠동치미 무료체험행사'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무료체험행사이다 보니 준비된 재료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었어요.
가까스로 체험행사에 참가하여 동치미 담그는 방법을 배우고 동치미 한 통도 덤으로 얻게 되었지요.




알려주신 방법대로 잘 익힌 '광양고로쇠동치미'

동치미를 먹기 좋게 썰기

광양고로쇠동치미국물에 삶은 국수를 말아 썬 무, 대파, 고추 얹기

훈제 오리고리를 곁들여 한 끼를 맛나게 먹었어요.
*** 2025년 광양 매화축제 ***
2025.3.7. 금 - 3.16. 일.
주차장 :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매화로 일원
축제장 : 홍쌍리 매실농원일원
'신원둔치주차장'에서 '홍쌍리 매실농원'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었어요.
홍쌍리 매실농원은 경사가 심한 산비탈에 있으니 간편한 신발과 옷이 필요해요.
둔치주차장도 셔틀버스도 무료였어요.
*** 신원둔치주차장은 차박 하기 좋은 곳이었어요. 3.14(금),3.15(토) 이틀을 잘 묵었어요.
화장실이 잘 유지관리되고 있었고 번잡하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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